2010년, 아이티 대지진 현장에서 정리 수습 작업에 참여한 이안 로젠버거(Ian Rosenberger)는 이러한 환경문제를 개선할 기회를 포착하게 된다. 그는 여러 단체가 선의로 지진 피해자를 위해 제공했던 생수가 뜻하지 않게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 냈을 뿐 아니라 아이티의 환경 문제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질서하게 쌓인 쓰레기 더미는 아이티의 해변을 병들이고 있었다. 이안 로젠버거는 일기장에 “만일 아이티가 쓰레기를 돈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라고 적었고, 즉시 그 생각을 실현할 방법을 찾아 나섰다. 그는 지역 주민을 고용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원단으로 재생산하는 방안을 생각했다.

그는 곧 First Mile 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고 이후 4,702,550파운드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했다. 이는 환경에만 이로울 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기도 했다. Polo에서 획기적인 Earth Polo 셔츠를 만들기 위해 찾은 곳이 바로 First Mile이다.

작년에 처음 출시된 The Earth 는 현재 남성용 19개, 여성용 9개, 아동용 7개 컬러와 더불어 여러 프린트로도 제작된다. Earth Polo셔츠는 매우 간단하지만,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철학이 담겨 있다. 아이콘닉한 폴로셔츠가 가진 고급스럽고 우수한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 그 철학이다.

First Mile이란 원단 공급과정의 첫걸음이 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원단 재료 수집 과정은 가장 빈곤한 사회 구성원이 동원되기도 하고 위험 요소가 따르기에 재활용 원단을 소비하는 기업들조차도 재료수집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려 한다. First Mile의 파트너십 담당자 켈시 할링(Kelsey Halling)은 이 점이 바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기회라고 설명한다. “일반인 기업사례들은 상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마지막 단계에 가장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패션업계에서는 재단 및 봉재, 즉 상품이 만들어지는 시설에 주목하죠. 수많은 공정 단계로 이루어진 공급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브랜드의 이름은 희미해지고, 재활용 상품에서조차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는 알 수 있어도 어떻게 수집되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저희는 바로 그 부분에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어요. 저희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하여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거죠.”

First Mile은 원단의 재료가 어디에서 어떻게 그리고 누구에 의해 공급되는지 완전한 투명성을 약속하고 있다. Earth Polo의 경우 이론상으로는 플라스틱병을 수집한 개인이 누구인지까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First Mile은 근로자에게 생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에 자금 대출을 제공하여 안정적인 재정 환경 등 성공적인 경영을 위한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은 아이티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기업에 판매해 재활용하는 것과 같이 문제를 기회로 전환하여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수요를 창출하는데 발판이 되고 있다. 좋던 나쁘던, 플라스틱은 한동안 우리와 함께할 자원임이 틀림없다.켈리 할링은 “주변에서 플라스틱을 다 써버리고 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종종 물어보는데, 제가 살아 있는 동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Earth Polo의 경우, First Mile은 대만에 있는 협력사로부터 플라스틱을 공급받았다.

이 플라스틱은 Polo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능가할 정도로 부드러운 메시로 바뀌었다. 실제로 Polo 팀원 중 몇몇은 이 원단을 기존 메시와 나란히 놓고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전혀 구분하지 못했다. Earth Polo 셔츠 한장은 평균 12개의 플라스틱병으로 만들어지며 라벨 및 행태그 역시 재활용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또한 더 입지 못하게 되는 경우 완전히 재활용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러한 친환경적 특성과 더불어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탄소 염색 공정을 통해 염색된다.폴로 셔츠와 같은 상징적인 제품생산에 도전한다는 것은 쉬운 선택일 리 없었겠지만, First Mile팀은 자신있었다고 한다.

“이미 잘되고 있는 일을 굳이 새롭게 할 용기는 쉽게 나지 않는 법이죠.”